티파니의 역사|색깔 하나도 상표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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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하나만으로도 상표가 될 수 있습니다. 티파니의 연한 청록색이 그 사례입니다. 이 색은 1998년 미국에서 상표로 등록됐고, 등록번호는 2,184,128입니다.

상표는 보통 이름이나 로고에 붙습니다. 글자도 그림도 아닌 ‘색’ 하나가 어떻게 한 회사의 것이 될 수 있었는지, 티파니의 역사를 따라가면 그 과정이 보입니다.

처음부터 보석회사는 아니었다

티파니는 문구와 팬시 잡화를 파는 상점으로 시작했습니다.

1837년 9월 18일, 찰스 루이스 티파니와 존 B. 영이 뉴욕에 상점을 열었습니다. 회사 이름은 ‘티파니 앤드 영(Tiffany & Young)’이었고, 취급 품목은 문구류와 장식 잡화였습니다. 지금 떠올리는 보석 브랜드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보석 중심으로 바뀐 것은 1853년입니다. 이 해에 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경영권을 갖게 되면서 회사 이름이 지금의 ‘티파니 앤드 코(Tiffany & Co.)’로 바뀌었고, 사업의 중심도 보석으로 옮겨 갔습니다.

즉 티파니는 처음부터 보석상이었던 것이 아니라, 잡화점에서 출발해 보석상이 된 회사입니다. 이 순서는 뒤에 나올 ‘상자’와 ‘색’ 이야기와도 연결됩니다.

1845년, 카탈로그 표지에 등장한 색

그 색이 처음 쓰인 곳은 제품이 아니라 카탈로그 표지였습니다.

1845년 티파니는 통신판매용 카탈로그를 발행했습니다. 이 카탈로그의 표지가 연한 청록색이었고, 이후 ‘블루 북(Blue Book)’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블루 북은 지금도 티파니의 하이 주얼리 카탈로그 이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순서입니다. 이 색은 상자에 먼저 쓰인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배달되는 인쇄물에 먼저 쓰였습니다. 티파니가 이 색을 사용해 온 기록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티파니 공식 자료는 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1845년 블루 북 표지에 이 색을 선택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왜 이 색을 골랐는지에 대한 이유는 공식 자료에서 명확히 밝히지 않습니다.

1886년, 티파니 세팅과 블루 박스가 만나다

1886년 티파니는 티파니 세팅(Tiffany Setting) 약혼반지를 선보였고, 이를 티파니 블루 박스에 담았습니다.

티파니 세팅은 다이아몬드를 반지 몸체에 파묻지 않고 여섯 개의 발로 들어 올려 빛이 통과하도록 만든 방식입니다. 이 반지는 지금까지도 티파니의 대표 제품입니다.

이 시점에서 색이 놓인 자리가 달라집니다. 1845년의 색은 고객이 받아 보는 인쇄물 위에 있었지만, 1886년부터는 제품을 감싸는 상자 위에 놓입니다.

약혼반지는 사는 순간과 건네는 순간이 분리되는 드문 상품입니다. 상자를 열기 전까지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포장이 유독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1998년, 색 자체가 상표가 되다

1998년 티파니의 청록색은 미국에서 상표로 등록됐습니다. 등록번호는 2,184,128입니다.

1995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퀄리텍스 대 제이콥슨 사건(Qualitex Co. v. Jacobson Products Co.)에서, 색 하나만으로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상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색채상표 등록 사례는 그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 판결로 기준이 분명해졌습니다.

색 하나가 상표로 기능하려면 특히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소비자가 그 색을 보고 특정 출처를 떠올릴 수 있어야 하고, 색이 상품의 기능을 위해 필요한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앞의 개념을 법에서는 ‘2차적 의미(secondary meaning)’라고 부릅니다.

티파니는 이 색을 오랫동안 자사 카탈로그와 포장에 사용해 왔습니다. 색이 쓰인 곳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포장과 인쇄물이었고, 반지의 성능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티파니 블루는 1998년 미국에서 색채상표로 등록됐습니다.

등록의 범위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티파니가 이 색을 세상의 모든 용도에서 독점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표권은 지정된 상품·서비스 분야 안에서 작동합니다. 누구도 이 색으로 벽을 칠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보석류와 그 포장 분야에서 이 색을 써 소비자를 혼동시킬 수 없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2001년, 팬톤이 만든 ‘1837 블루’

색을 숫자로 고정한 것은 등록 이후인 2001년입니다.

티파니는 2001년 색상 표준 회사 팬톤(Pantone)과 함께 이 색을 전용 색상으로 표준화했습니다. 이름은 창업 연도에서 따온 ‘1837 블루(1837 Blue)’입니다.

순서를 혼동하기 쉬운 지점입니다. 팬톤 표준화가 먼저 있었고 그 덕분에 상표 등록이 됐다고 설명하는 글이 있지만, 실제 순서는 반대입니다. 1998년 등록이 먼저였고, 2001년 표준화가 나중입니다.

표준화가 한 일은 관리입니다. 전 세계 매장과 인쇄물, 쇼핑백에서 같은 색이 나오게 하려면 기준값이 있어야 합니다. 이 색은 팬톤의 일반 색상표에 공개된 번호가 아니라 티파니를 위한 전용 색상으로 관리됩니다.

왜 파란 상자만 따로 살 수 없을까

티파니는 지금도 블루 박스만 따로 판매하지 않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상자는 티파니 제품을 구매할 때만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원칙은 100년이 넘었습니다. 티파니 공식 자료는 1906년 뉴욕 선(New York Sun)의 기록을 인용하는데, 당시에도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 해도 상자만 따로 살 수는 없었다는 내용입니다. 티파니는 이 규칙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시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제품과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상자는 티파니 제품과 연결된 상징으로 남습니다. 블루 박스를 받았다는 말이 곧 티파니 제품을 받았다는 뜻이 되는 셈입니다.

소리와 색은 무엇이 달랐을까

같은 ‘전통적이지 않은 상표’였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티파니의 색은 등록됐고, 할리데이비슨의 배기음은 등록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은 1994년 V트윈 엔진의 배기음에 대해 미국에서 상표 출원을 했습니다. 이후 경쟁 제조사들이 이의를 제기했고, 다툼이 이어지다 2000년 할리데이비슨이 출원을 철회했습니다. 등록 거절 결정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회사가 출원을 거둬들이면서 절차가 끝난 형태입니다.

쟁점의 성격도 달랐습니다. 배기음 쪽에서는 그 소리가 특정 엔진 구조에서 나오는 결과인지, 아니면 한 회사를 가리키는 표시인지가 다퉈졌습니다. 같은 방식의 엔진을 쓰면 비슷한 소리가 난다는 주장이 경쟁사 측에서 나왔습니다. 반면 티파니의 색은 제품의 작동이나 성능과 무관한 포장·인쇄물의 색이었습니다.

다만 이 둘을 ‘색은 되고 소리는 안 된다’로 정리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소리 상표 자체는 미국에서 등록된 사례가 여럿 있습니다. 두 사건의 차이는 상표의 종류가 아니라 각 사안에서 무엇이 쟁점이 됐고 절차가 어떻게 끝났는지에 있습니다.

연도주요 내용
1837찰스 루이스 티파니와 존 B. 영이 뉴욕에 문구·팬시 잡화 상점 설립(9월 18일)
1845통신판매 카탈로그 발행, 표지에 청록색 사용(이후 ‘블루 북’)
1853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경영권 확보, 사명을 티파니 앤드 코로 변경
1886티파니 세팅 약혼반지 공개, 티파니 블루 박스에 담아 선보임
1906뉴욕 선 기사에 상자만 따로 살 수 없다는 내용이 기록됨
1961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개봉
1995미국 연방대법원, 색 자체도 상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퀄리텍스 사건)
1998미국에서 색상 상표 등록(등록번호 2,184,128)
2001팬톤과 함께 전용 색상 ‘1837 블루’ 표준화
2021LVMH가 티파니 인수 완료

자주 잘못 알려진 내용

“팬톤이 색을 만들어 줘서 상표 등록이 됐다” 순서가 반대입니다. 상표 등록은 1998년, 팬톤과의 표준화는 2001년입니다. 표준화는 등록의 이유가 아니라 등록 이후의 관리 방법입니다.

“티파니 블루는 팬톤 번호 1837이다” 공식 명칭은 ‘1837 블루’이고, 1837은 팬톤 색상표의 일반 번호가 아니라 창업 연도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이 색은 공개 번호가 아닌 전용 색상으로 관리됩니다.

“티파니가 이 색을 전 세계 모든 용도에서 독점한다” 상표권은 지정된 상품·서비스 분야에서 작동합니다. 이 색을 쓰는 모든 행위가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관련 분야에서 소비자를 혼동시키는 사용이 문제가 됩니다.

“1995년 판결 전에는 색깔로 상표를 받을 수 없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색채상표 등록 사례는 그전에도 있었습니다. 1995년 판결의 의미는 색 하나만으로도 상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연방대법원이 명확히 확인했다는 데 있습니다.

“티파니는 처음부터 보석회사였다” 1837년 창업 당시에는 문구와 팬시 잡화를 팔았습니다. 보석 중심으로 바뀐 것은 1853년입니다.

“할리데이비슨은 소리 상표 재판에서 졌다” 판결로 패소한 것이 아니라, 이의 절차가 이어지던 중 2000년 회사가 출원을 철회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티파니 블루는 정말 상표로 등록돼 있나요? 네. 1998년 미국에서 색상 상표로 등록됐고 등록번호는 2,184,128입니다.

색깔만으로도 상표가 될 수 있나요? 일정 요건을 갖추면 됩니다. 1995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퀄리텍스 사건에서 이 점을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특히 소비자가 그 색으로 특정 출처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하고, 색이 상품의 기능을 위해 필요한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티파니는 언제 창업했나요? 1837년 9월 18일 뉴욕에서 찰스 루이스 티파니와 존 B. 영이 문구·팬시 잡화 상점으로 시작했습니다.

파란 상자만 따로 살 수 있나요? 없습니다. 블루 박스는 티파니 제품을 구매할 때만 제공됩니다. 이 원칙은 1906년 기록에도 나타나며, 티파니는 지금도 같은 규칙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티파니는 지금 어느 회사 소유인가요? 2021년 LVMH가 인수를 완료했습니다.

한 줄 요약

티파니의 청록색은 1845년 카탈로그 표지에서 시작해 약혼반지 상자를 거치며 브랜드를 알아보는 표시가 됐고, 1998년 미국에서 상표로 등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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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작성 기준: 2026년 9월 29일